2010년 6월 13일 일요일

잡담

 

 

1. 주말내내, 월드컵 경기 피해다니느라 아주 혼쭐이 났다. 왠간해선 적당히 피해다니다 결국 어쩔 수 없다며 봐버렸을만도 한데, 함께 있던 P.가 흔들리는 의지를 강력히 잡아주었다고나 할까. ㅎ 오늘 모처럼 본가에 와, 부모님이 틀어놓은 TV를 훔쳐보고 있다보니, 새삼스레 월드컵에 대한 '보이콧' 의지가 더욱 불타올랐다. 섣불리 남들의 행동에 대해 가타부타 하고 싶지는 않지만, 되도록 멀리서 이 현상들을 지켜보자 다짐하고나니, 이 모든 것들이 우스워지기까지 했다. 엄마한테 살짜쿵 이런 생각들을 얘기했더니, (내 딸이 드디어 아나키가 된건가?)라는 매우 당혹스런 표정을 지으시더라. ㅎ

 

2. 7월부턴 정신 없이 바쁠 것이기에, 6월만이라도 한가함을 즐겨보자 했는데.. 때맞추어 아니나다를까, '게으름증'이 발동했다. 만사가 다 귀찮고 나른해진 까닭에 여전히 정리할 것들이 산더미처럼 쌓여있으니, 이건 뭐. 한창 바쁠 때와 매한가지다. 여름휴가 계획을 짜는 일 조차 귀찮아져서 일단 미뤄두었을 정도. 이렇게 빈둥거리다가 7월이 오면, 분명히 그때가서 후회할 것이 뻔한데... 쯧.

 

3. 본의아니게 락밴드와 정치를 엮어 2주에 한번 글을 쓰는 중인데, 이번 글은 정말이지 쓰기 힘들었다. RATM에 대한 내 애증의 골이 이렇게까지 깊은 줄은 이전엔 미처 생각치 못했던 것이기 때문. 그들의 혁명(?)적 언행들에 대해 찬사를 아끼지 않던 아햏들에게, 그동안 그렇게나 냉소적이었던 건 어쩌면 이같은 이유에서였을거다. 너무나 기대했기에, 너무나 실망할 수 밖에 없었던... 그래서 마음의 벽을 닫아버렸던 게 아닐까라는 조금은 서글픈 생각들도 들었고, 그래도 이 사람들 나름 치열하게 해왔구나란 생각에 토닥여주고 싶기도 했다. 헤어진 구남친도 아닌데, 이렇게 복잡한 감정을 일면식도 없는 뮤지션들에게 느끼고 있었다니, 역시나 난 대단한 오바쟁이.

 

4. 요사이 나의 가장 큰 고민은, 어찌하면 생활 쓰레기 배출양을 최소화할 수 있을까? 이다. 개인적인 문서는 모두 이면지를 활용하고 있어서 본의아니게 개인정보들도 마구 노출하고 있고, 비닐봉지는 무조건 재사용하겠다고 다짐한 터라 가방에 온갖 비닐봉지들이 굴러다닌다. 분명 애쓰고는 있는데, 배출되는 쓰레기 양을 보고 있자면 그 거대함에 한숨만 나올 지경. 과연 아무 흔적도 남기지 않은 채 하루라도 살 수 있을까?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데, 나는 왜이리 거대한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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