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월 29일 금요일

스웰시즌 또 내한.

 살면서 올해만큼 '탐나는 공연'들이 성사되는 것을 제대로 구경한 적은, RATM과 스매싱펌킨즈가 왔던 몇년도였더라? 아무튼 그때 이후로 처음이신듯 하다. 이러한 내한 공연의 홍수 속에서 원스의 스웰시즌 공연 또다시 확정. 친절한 인터파크님들께서 이번에 친히 문자까지 보내주시더라. 이렇게 자주 올 줄 알았으면, 그때 예매수수료 10만원씩 날리면서 무한대기하지 않았어도 됬잖니! (버럭)

 

 사실 작년 공연장은 이런 종류의 밴드 공연에 있어 영 '꽝'이였기에, 혹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같은데서 재공연이 있으신다하면 기꺼이 한번 더 가주겠다라는 생각까지 하고있었던게다. 거창하다거나 대단한 감응까진 아니였어도 참 '므흣하다'싶어 기분 좋던 공연이었던 것. 하지만 예매 스케쥴을 확인해보니, 이번 4월 공연은 자그만치 '올림픽홀'이시란다.!!! 아이고야. 도대체 얘네 공연 기획하시는 분은 누구신가효? 이건 뭐 4글자로 요약가능하시다. '정녕 안습'

 

2010년 1월 28일 목요일

Love's secret / William Blake


Never seek to tell thy love
Love that never told can be;
For the gentle wind doth move
Silently, invisibly.

I told my love, I told my love
I told her all my heart,
Trembling, cold, in ghastly fears,
Ah! She did depart!

Soon after she was gone  from me,
A traveller came by,
Silently, invisibly:
He took her with a sigh.

(영시입문/ 출판사 모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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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월 25일 월요일

Patti Smith - Gloria

 요 몇일은 (엊그제 풀셋트 질렀다고 후회한 주제에;;) 짐자무쉬나 패티스미스, 짐모리슨에 다시금 경배를 표하고 있는 중이다. 시의 '뮤즈'라는게 정말로 있으시다면, 이들에게는 그저 다녀가신 정도가 아니라 어깨에 매달려있으신 듯하신게다.

 

 이번 주말에는 예술과 예술론에 대해 정말 '시간가는줄 모르고' 수다를 떨었다. 나는 예술적 감흥이란 능력은 분명히 개인차가 존재하는 다분히 '타고나야하는 것'이라고 우겨댔는데, 결국 결론은 '쭈꾸미와 쇠고기' 앞에서는 철학이고 예술이고 다 필요없다!였다능.(;;) 게다가 주책맞게도 종로5가 한복판에서 탐웨이츠를 들으며 가다가 정확히 'ㄴ'자로 미끄러지기까지 하질않나..(도대체 누가 '자주 넘어지는 여자'를 남자들이 좋아한다고 한거야? 읭?) 이래저래 무.진.장. 부끄럽고 민망한 주말이였다. '이터널 선샤인'속 기억을 지우는 기계에 대해 이렇게나 필요성을 느껴보긴 난생 처음.

아이고. 죽자. 한강물은 좀 따뜻해졌을라나. 젠장.

 

Bjork - All is full of LOVE

"그래.

어서 잘못놓여진 수화기를 바로 내려놓고

세상에 가득찬 사랑을 받아들여야하는 것이야."

 

(+수화기를 바로놓기엔 전화가 너무 많이 오는게고.

 세상에 가득찬 사건관계인들은 날 사랑하지 않아. 흑)

 

食堂에 딸린 房 한 칸 / 김중식

밤늦게 귀가할 때마다 나는 세상의 끝에 대해

끝까지 간 의지와 끝까지 간 삶과 그 삶의

사람들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귀가할 때마다

하루 열여섯 시간의 노동을 하는 어머니의 육체와

동시 상영관 두 군데를 죽치고 돌아온 내 피로의

끝을 보게 된다 돈 한푼 없어 대낮에 귀가할 때면

큰길이 뚫여 있어도 사방이 막다른 골목이다

 

옐로우 하우스 33호 붉은 벽돌 건물이 바로 집 앞인데

거기보다도 우리집이 더 끝이라는 생각이 든다

거기로 들어가는 사내들보다 우리집으로 들어가는 사내들이

더 허기져 보이고 거기에 진열된 여자들보다 우리집의

여자들이 더 지친 표정을 짓고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어머니 대신 내가 영계백숙 음식 배달을 나갔을 때

나 보고는 나보다도 수줍음 타는 아가씨는 명순氏

紅燈 유리房 속에 한복 입고 앉은 모습은 마네킹같고

불란서 인형 같아서 내 색시 해도 괜찮겠다 싶더니만

반바지입고 소풍 갈 때 보니까 이건 순 어린애에다

쌍거풀 수술 자국이 터진 만두 같은 명순氏가 지저귀며

유곽 골목을 나서는 발걸음을 보면 밖에 나가서 연애하 ㄹ때

우린 食堂에 딸린 房 한 칸에 사는 가난뱅이라고

경쾌하게 말 못하는 내가 더 끝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제일 무서워하는 사람들은 강원연탄 노조원들이다

내가 말을 걸어본 지 몇 년째 되는 우리 아버지에게

아버님이라 부르고 용돈 탈 때만 말을 거는 어머니에게

어머님이라 부르는 놈들은 나보다도 우리 가정에 대해

가계에 대해 소상히 알고 있다 하루는 놈들이, 일부러

날 보고는 뒤돌아서서 내게 들리는 목소리로, 일부러

대학씩이나 나온 녀석이 놀구 먹구 있다고, 기생충

버러지 같은 놈이라고 상처를 준 적이 있는, 잔인한 놈들

지네들 공장에서 날아오는 연탄 가루 때문에 우리집 빨래가

햇빛 한번 못 쬐고 방구석 선풍기 바람에 말려진다는 걸

모르고, 놀구 먹기 때문에 내 살이 바짝바짝 마른다는 걸

모르고 하는 소리라고 내심 투덜거렸지만 할 말은

어떤 식으로든 다 하고 싸울 일은 투쟁해서 쟁취하는

그들에 비하면 그저 세상에 주눅들어 굽은 어깨

세상에 대한 욕을 독백으로 처리하는 내가 더 끝

절정은 아니고 없는 敵을 만들어 槍을 들고 달겨들어야만

긴장이 유지되는 내가 더 고단한 삶의 끝에 있다는 생각

 

집으로 들어서는 길목은 쓰레기 하치장이어서 여자를

만나고 귀가하는 날이면 그 길이 여동생들의 연애를

얼마나 짜증나게 했는지, 집을 바래다주겠다는 연인의

호의를 어떻게 거절했는지, 그래서 그 친구와 어떻게

멀어지게 되었는지 생각하게 된다 눈물을 꾹 참으며

아버지와 오빠의 등뒤에서 스타킹을 걷어올려야하고

이불 속에서 뒤척이며 속옷을 갈아입어야 하는 여동생들을

생각하게 된다 보름 전쯤 식구들 가슴 위로 쥐어 돌아다녔고

모두 깨어 밤새도록 장롱을 들어내고 벽지를 찢어발기며

쥐를 잡을 때 밖에 나가서 울고 들어온 막내의 울분에 대해

울음으로써 세상을 견뎌내고야 마는 여자들의 인내에 대해

단칸방에 살면서 근천상간 한 번 없는 安東金哥의 저력에 대해

아침녘 밥손님들이 들어닥치기 전에 제각기 직장으로

公圓으로 술집으로 뿔뿔이 흩어지는 탈출의 나날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귀가할 때 혹 知人이라도 방문해 있으면

난 막다른 골목 담을 넘어 넘고넘어 멀리까지 귀양 떠난다

 

큰 도로로 나가면 철로가 있고 내가 사랑하는 기차가

있다 가끔씩 그 철로의 끝에서 다른 끝까지 처연하게

걸어다니는데 철로의 양끝은 흙 속에서 묻혀 있다 길의

무덤을 나는 사랑한다 항구에서 창고까지만 이어진

짧은 길의 운명을 나는 사랑하며 화물 트럭과 맞부딪치면

여자처럼 드러눕는 기관차를 나는 사랑하는 것이며

뛰는 사람보다 더디게 걷는 기차를 나는 사랑한다

나를 닮아 있거나 내가 닮아 있는 힘 약한 사물은 나는

사랑한다 철로의 무덤 너머엔 사랑하는 西海가 있고

더 멀리 가면 中國이 있고 더더 멀리 가면 印度와

유럽과 태평양과 속초가 있어 더더더 멀리 가면

우리집으로 돌아오게 된다 세상의 끝에 있는 집

내가 무수히 떠났으되 결국은 돌아오게 된, 눈물겨운.

(황금빛 모서리, 문학과 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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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월 22일 금요일

내 이름은 사치코.

 이번 주는 정말 무언가를 '매우 많이' 질렀다. 그 중 8할은 역시 도서 쇼핑. 필요한 책들이 요새들어 기하급수적으로 늘은데다, 헌책방에서 시집 한뭉텅이를 또(!) 구매해버린 것이다. 게다가 필요 서적들의 몸집들이 얼마나 크신지... 플라톤의 '법률' 같은 책은 딱 그 책 한 권만 구입해도 카드 무이자 할부 3개월이 가능한 금액이고 한 권만 꽂아놔도 책장의 1/3이 차버린다.

 

 아닌게 아니라 집구석의 짜투리 공간을 쥐어짜, 새 책장을 들여놓은지 불과 두 달만에 책장이 다시 꽉 차버리는 비상사태가 발생한게다. 여기저기 쌓아놓은 책들 때문에 챙피해서 손님들도 초대못하는 상황! 아무래도 더이상의 책장을 늘리는 건 물리적으로 불가능해보이고, 무언가 대책을 강구해야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는 중이다.

 

 남은 2할은 예상했겠지만, '먹을 것'이다.;; 레또르뜨 케밥, 차茶, 인스턴트 커피, 사탕까지 폭넓게 그리고 대량으로 식량을 모으는 베버마냥 차곡차곡 사두었다. 아- 그리고 올해도 '끌라로' 초콜릿 주문 완료. 작년과는 비교도 안되게 선택의 폭이 훨씬 넓어져, 고르는데만 시간이 5분쯤 더 들었다.(ㅎ)  '끌라로'는 공정무역, 유기농이라는 조건을 배제하더라도 확실히 가격대비 맛있는 초콜릿임에 틀림없다. (편의점에서 사먹는 마카도니아도 4500원이나 한다긔!) 다만, 시즌(?)에는 금새 품절되어버리니 미리 사두어야하고, 당연히 쟁여져 있는 초콜렛을 보며 먹어 치우고픈 유혹을 감내해야한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유일한 흠이라면 흠이겠지.

 

 그 밖에...

 비루하게도 대형티비나 디비디플레이어 대신에, 19인치 티비에 플스 연결해 보고 있는 주제에!! 어제는 디비디 타이틀까지 지르셨다능.. 이런 짓을 할 때마다 '이건 정말 아니지' 라고 머리를 쥐어뜯게되는 것이다. 흡사 씨디플레이어 없는 얘가 씨디 수집하려는 것과 똑같지 뭬야. 여하튼 그만큼 강력한 '뽐뿌'를 내품은 타이틀란 최근에 품절이 풀린 '짐자무쉬 콜렉션 박스셋'. 이건 뭐. 이 모 씨도 아니고..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느덧 카드번호를 입력하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 제정신으로 돌아오자마자, 이 콜렉션 셋트 전작을 압구정 조제카페에서 모두 상영해준다고 했던 것을 기억해냈고. <에라-ㅆ>을 외치며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니 상영일이 이번 주말이시네. 재빨리 취소하려 다시 사이트에 들어가니, 역시나 더 재빠르신 알라딘님들. 벌써 배송 시작이라는 레떼의 강을 건너신 상태. (그런데 '왜 아직까지 안오는게야? 응?' 까지 썼는데 지금 오셨다.;;)

 

 최근 나의 동생님은 아이폰 출시 기념으로 아직 약정도 다 못채운 핸폰을 잃어버리셨고, 당연하게 아쉬워함이라곤 전혀-없이 아이폰을 지르셨다.(ㅋ) 게다가 패션만 보면 절벽에서 노는 상급자들도 기죽을만큼 보드 용품을 사재끼고 계시므로, 당연히 우리 집 구석은 날로날로 공간을 물건들에게 잠식당하는 중. 구석 가득 쌓여있는 물건들을 보고 있자면, 항상 그들에게 '예의'를 다하지 못하고 있음에 부끄럽기만 하다. 특별한 물건으로의 가치를 부여해주지는 못할망정, 구석의 쓰레기 취급하기엔 그들 모두 고귀한 나름의 역사가 있는건데... 미안해서 어쩌나. 그러니 이제는 좀 그으으으만-.

 

 

 

2010년 1월 21일 목요일

우울한 거울1 / 황지우

 

  거울 보는 것을 두려워하면서도
  거울에 자주 나타난다,
  내가
 
  재떨이를 찾아 책상까지 갔다가 오면서도
  아, 내가 책상까지 갔다 오는구나, 생각한다
  책상 모서리에 몸이 스칠 때
  아, 내가 아직 여기 있구나 하는 생각,
  물로 채워진 어떤 덩어리에 대한 생각:
  그리고 가끔 죽은 사람 생각이 들곤 하는데
  말끝마다 씨발 하던 채광석이라는 자라든가
  구반포 치킨집 부서진 치킨 앞에서 술 취하면
  유심초의 <사랑이여>를 부드럽게 부르던 김현 선생이라든가
  왜 그들의 音聲이 떠 있던 그 공간만이 생인가
  그들의 목소리, 표정들, 성격은 幻影인가
 
  턱 밑 털을 밀기 위해 추어올린 내 얼굴:
  비누 거품을 허옇게 쓴 나의 헛것,
 
이것, 아무것도 아닌데!

 

(어느 날 나는 흐린 酒店에 앉아 있을 거다 / 문학과 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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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n - Blind ('07)

실로 백만년만에 이어지는 하드코어 나잇.

아직까지도 아디다스 저지를 입을 때면 <KORN 패션이냐!?>며 놀릴줄 아는 친구들이 있다는게, 내가 쌓아온 인간 관계중 유일한 업적이라능...

 

(그나저나 우리 조나단은 아직 생생하시구나아-)

(+ 아무리 백만년만에 보아 반갑다 해도, 이 공연은 지나치게 들썩들썩한게다.)

 

커피 이야기

 자정을 넘긴 지금 이시간, 커피를 두잔째 드링킹중이시다. 이번 잔은 슬슬 지겨워지고 있던 '베트남산 아라비카'를 모조리 털어넣은 잔. 작년 24일날 새 봉지를 뜯었으니, 근 한달만에 모조리 먹어치운 셈이다. 그만큼 질리는 맛이였다는 증거일테다. 발리 커피나 베트남 커피, 심지어 윈난 커피까지... 아무래도 아시아 커피는 나와 맞지 않는 것 같다능. 매번 드립할 때마다 맛도 변하는 것 같고 (물론 이건 핸드 드립에 서툰 내 탓이 크겠지만서도.) 뚜렷한 특징이 없는 밍밍한 모습만 보여준다.

 

 이제 집구석에 남은 커피라고는 신맛 가득한 '브라질산 산토스'와 모카포트용 '케냐AA'. 케냐AA는 라떼 만들기에 있어 역시나 쵝오의 커피이므로, 손님접대를 대비해 아껴먹어야 하니 걱정할 것이 없는 반면, 산처럼 쌓여있는 브라질 얘가 문제다. 이걸 또 얼마만큼의 빛의 속도로 먹어치워야하는걸까? 물론 커피선물을 잔뜩 해준 **의 의도는 잘 알고 있지만서도, 혼자 먹어치우기에는 너무 많은 양이였던게야. (ㅋ)

 

 내게 있어 드립용 쵝오의 커피는 역시나 '이디오피아산 에가체프'이다. 전문가들 말로는 이건 스트레이트보다는 블렌딩용으로 써야한다던데(한마디로 다른 커피랑 섞어먹으라는 이야기), 내 저질 입맛에는 순도 100% 에가체프 스트레이트가 딱이다. 이 커피를 마셔보기 전에는 <커피를 한모금 마시면 입안 가득, 꽃과 과일향이 퍼진다>라는 낯뜨거운 묘사를 남발하는 이들을 '왠 오바질이냐며' 흉 봤었는데, 어느새 나 역시 그러한 표현을 쓰고 싶어 입이 간질간질하게 되버린 것.

 

 그렇다면, 뜬금없이 야심한 밤에 커피 이야기를 주절주절 쓰고 있는 이유는?

오늘 밤 안에 자본론의 마지막 페이지까지 읽어치워야하는데, 도무지 읽히지가 않기 때문.(아- 비루하시다.) 얼마나 지독하게 책들이 안읽히는지, 몇일 전부터 괜시리 싸이에 핸폰 사진들을 올려놓질 않나. 비올라 교본 따라 노래까지 부른 것도 모자라, 동생님의 클라리넷 샤핑에까지 참견중이시다. 요새 내가 왜 이러고 있는지 몰겠다. 맑스 오빠가 아신다면 조금 많이 섭섭해하실 듯 하다.(ㅋ)

2010년 1월 18일 월요일

Jacobsen-Chopin Nocturne Op. 9 No. 2

올해는 쇼팽 탄생 200주년. 그래서인지 여기저기에 쇼팽과 그의 연인. 조르쥬 상드 이야기를 흔히 들을 수 있다. 상드의 연애방식에 개인적으로 썩 호감이 가는 편은 아니지만, 이들의 러브스토리를 듣고 있자면, 덩달아 뭔가 두근두근해지곤 하는 것이다. ㅎ

 

그나저나 쇼팽의 피아노 곡들은 대부분 손가락이 쥐나도록 도전해보아도 도통 진도가 안나가 포기하곤 했었는데, (특히 그 망할 놈의 즉흥환상곡 ㅅㄲ!) 비루한 실력으로나마 유일하게 연주를 즐길 수 있던 곡중 하나가 바로 이 '야상곡'이시다. 오랫만에 찾아듣다보니, 바이올린용 편곡도 너-무 알흠다우신 지라, 넋을 놓고 감상하셨다능..

 

야콥센인지 뭐시기인지. 이 오빠는 정말이지. 말그대로 '아청'(- 아름다운 청년) 그자체이시더라!

저 완벽한 보잉은 어쩔...(ㅜ)

 

Jeff Beck - Cause We've Ended as Lovers

 요 몇일은, 고령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물오른 연주실력을 뽐내고 계신다는 제프 벡 '옹'의 소문을 애써 모른체하며, '로이부캐넌이 살아돌아오지 않는 이상 공연장에 갈 형편이 아니라고' 지름의 욕구를 꾸역꾸역 자제하고 있었던게다.

(그런 의미에서 아래 영상은 '지름 방지용' 파일이라 하겠다.ㅋ)

3월 서울 공연이 이번달 20일 인XX크에서 티켓 오픈 예정이라는데, 뭐 내가 아니여도 다른 이들이 알아서 '매진' 예의를 잘 지켜주시겠지. 우연히 제프벡 프로필을 살펴보다보니, 이사람. 자그만치 울 아부지보다 한살이나 더 많으시다!

이것 참. 아부지야. 지못미. ㅜㅜ

 

2010년 1월 17일 일요일

내일, 슬픈 / 정일근

  사랑으로 오늘 숨죽여 우는 이여 그대 두 손의 흥

건한 피눈물보다 더 슬픈 진실은 사람이기 때문에 살

아가야 한다는 것

 

내일 또 밥 먹고 똥 누며 살아가야 한다는 것

(기다린다는 것에 대하여, 문학과 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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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월 14일 목요일

슬라브식 연애 / 박정대

 흑맥주를 마시는 캄캄한 밤, 강원도 내륙 산간 지방에 내려진 폭설주의보

 

 바람이 컴컴한 하늘을 끌고 내려와 민박집 처마 끝에 당도했을 때 나는 나타샤의 살결처럼 하얗게 피어날 폭설의 밤을 생각한다, 슬라브식 연애를 생각한다

 

 나는 연애지상주의자, 지상에서 밤새도록 펼쳐질 슬라브식 연애를 생각한다

 

 그러니까 폭설은 사흘 밤낮을 퍼부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내가 묵고 있는 민박집의 아리따운 그녀는 세상이 더러워 세상을 버리고 산골로 들어온 고독한 여인이어야 하는 것이다

 

 흑흑, 흑맥주를 마시는 밤은 아주 캄캄하고 추워 지금 내 마음의 내륙에 내려진 폭설주의보

 

 그러니까 그녀와 나는 폭설에 의해 고립되어야 하는 것이다

 

 너무나 추워 서로의 체온이 간절해져야 하는 것이다

 

 아무 말 없이 체온만으로도 사랑을 느낄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태양의 반대편으로 우리는 밤새 걸어가는 것이다

 

 그 끝에서 우리가 태양이 되는 것이다

 

 인생은 한바탕의 꿈이라 했으니, 그녀와 나는 끝끝내 꿈속에서 깨어나지 말아야 하는 것이다

 

 함께 흑맥주를 마시며 캄캄하게 계속 따스해져야하는 것이다, 천일 밤낮을 폭설이 내리든 말든 그녀와 나는 계속 밤이어야 하는 것이다

 

 그녀와 내가 스스로 태양을 피워 올릴 때까지, 그녀와 내가 스스로 진정한 사랑의 방식을 터득할 때까지, 그녀와 내가 스스로 슬라브식 연애를 완성시킬 때까지

 

 태양의 반대편으로 우리는 밤새 걸어가는 것이다

 

 그리고 그 끝에서 우리가 태양이 되는 것이다

(유심 '09 1-2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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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월 12일 화요일

살은 굳었고 나는 상스럽다 / 허연

 

 굳은 채 남겨진 살이 있다. 상스러웠다는 흔적. 살기 위
해 모양을 포기한 곳. 유독 몸의 몇 군데 지나치게 상스러
운 부분이 있다. 먹고살려고 상스러워졌던 곳. 포기도 못했
고 가꾸지도 못한 곳이 있다. 몸의 몇 군데

 

 흉터라면 차라리 지나간 일이지만. 끝나지도 않은 진행
형의 상스러움이 있다. 치열했으나  보여 주기 싫은 곳. 밥벌
이와 동선이 그대로 남은 곳. 절색의 여인도 상스러움 앞에
선 운다. 살은 굳었고 나는 오늘 상스럽다.


사랑했었다. 상스럽게.

<나쁜 소년이 서있다.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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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월 10일 일요일

민폐를 끼친다는 것.

나는 좀처럼 누군가에게 '민폐'를 끼치는 일을 혐오하는 사람 중 하나다. 남에게 좋은 소리를 잘 내뱉는 성격도 아니면서, 동시에 싫은 소리를 내뱉는 일을 최대한 삼가려고 노력하며 살아왔다. 당연히 타인에게 신경쓰게하는 것이 싫어, 아프다는 말. 도와달라는 말도 꺼내기 싫어한다. 누군가 나때문에 신경쓰거나 아파하는 일을 겪는 것은 진심으로 호러영화의 한장면만큼이나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차라리 어디 구석에 짱박혀 어느 누구하나 내 존재를 인식하지 못하는 상태가 그보다는 나으리라.

 

하지만 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 인간이란 태어나는 순간부터 지독하게 민폐를 끼칠 수 밖에 없는 존재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헤아릴 수 없는 수 많은 타자들에게 민폐를 끼치는 일이라고도 할 수 있다. 비단 어떤 대단한 사고를 치는 일까지 아니더라도, 매순간 내뿜는 입김과 생존을 위해 반복하는 행위 모두 그 어떤 존재에겐 생존을 위협받을만큼 커다란 민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래. 감정을 가다듬고 이 모두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자신을 속이고 위로하자.> 매번 다짐해도 쉽지 않다. 나란 존재가 그 얼마나 대단하다고. 이 알량한 나를 위해 그 많은 타자들에게 희생을 감내하라 강요할 수 있겠는가. 결국에는 싸구려 동정같은 생각들로 짐짓 안타까운 표정만 짓다 끝나버리고 말 내가 정말 구역질나게 미워지는게다.

 

이에 대해 누군가 사람이란 어차피 누군가에게 민폐를 끼치며 살 수 밖에 없는 존재이고, 이에 대해 죄송스러워하는 마음을 갖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민폐를 끼치는 행위를 두려워만해서는 안된다고 말해주었다. 하다못해 지하철을 타는 간단한 행위조차 누군가에게 민폐를 끼치는 행위인데, 우리는 자본. 즉 돈 몇푼을 쥐어주는 댓가로 그것이 민폐라는 인식조차 하지 못한다는 주장이다. 타인에게 공짜로 대접받는 커피 한잔에는 그렇게나 고맙다는 인사를 되풀이하면서, 내 돈주고 사먹는 커피 한잔에. 그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과정에 고맙다고 인사하는 이를 찾기는 힘든 것이 이를 절실히 증명한다. 어차피 끊임없는 민폐속에 살면서 민폐를 끼치는 일에 미안해하기 보다는 공평하게 모두에게 고맙다는 마음을 잊지 말자라는 맥락이다.

 

그렇게 간단하게 고마워하는 마음을 잃지 않는 것만으로 이 모든 민폐에 대해 면죄부가 주어진다면, 정말 그럴 수만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그저 <고맙습니다.>라고 내뱉고나면 나때문에 상처입은 그들은 과연 나를 용서할 수 있을까. 이렇게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일이라면 세상사는게 얼마나 쉬워질까.

아무리 고민해도 이러한 생각에는 역시나 자신이 없다. 이렇게나 커다란 민폐를 끼치고 평상심을 유지하는 척 살아가고 있는 나를 혐오할 그 어떤 타인을 쳐다볼 용기가 도무지 나지 않는 것이다. 나 하나 살아보자고. 나 하나 행복해보자고. 저지른 이 모든 일들이 진심으로 무섭고 부끄럽다. 타자의 고통을 인식하고 있으면서도. 어쩔 수 없이 계속 이렇게 살겠다고 바둥거려야하는 운명이. 그 운명을 타고난 내 존재가 그들에게 미안해 어쩔줄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