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1월 12일 목요일

Sonata Tempest mvt.3 - Beetoven

 '내 피아노'란 놈이 생긴 이래로 그 위에 '베토벤 소나타2'가 항상 펼쳐져 있던 단 하나의 이유는 바로 이 곡 'Tempest' 3악장 때문이다. 우연히 어디선가 주워들은 이후, 변변한 레슨 한 번 없이 나는 이 곡만이 내 피아노 인생의 최종 목표인양 연습하곤했다. 때문에 내 모든 피아노 연습의 끝은 언제나 이 곡으로 (그것도 안단테 버젼으로!) 끝났다는 슬픈 이야기. (우리 이웃들은 어떻게 쟤는 20년 동안 같은 곡만 치고 있냐고 한숨지었을 것이 분명하다.)

 

 얼마전 본가를 방문해 피아노를 뚱땅거리다가 다시 악보를 펼쳐보았는데, (눈으로는 악보를 쫓아가지도 못한 반면) 손가락은 이 모든 선율을 기억하고 있는 신기한 현상을 체험. 무슨 기관없는 신체도 아닌데, 손가락이 내 의지나 기억과 상관없이 저절로 움직였던게다. '습관의 기억'이란 존재에 새삼스레 오싹해졌던 순간.

 

ps. 'Tempest'란 제목에서 짐작 가능(?)하듯, 이 곡은 베토벤이 셰익스피어의 태풍(The Tempest)를 읽고난 후 작곡한 곡이다. 그래도 명색이 영문과 출신인데, 20년동안 한 곡만을 연습하면서 새까맣게 몰랐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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