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정을 넘긴 지금 이시간, 커피를 두잔째 드링킹중이시다. 이번 잔은 슬슬 지겨워지고 있던 '베트남산 아라비카'를 모조리 털어넣은 잔. 작년 24일날 새 봉지를 뜯었으니, 근 한달만에 모조리 먹어치운 셈이다. 그만큼 질리는 맛이였다는 증거일테다. 발리 커피나 베트남 커피, 심지어 윈난 커피까지... 아무래도 아시아 커피는 나와 맞지 않는 것 같다능. 매번 드립할 때마다 맛도 변하는 것 같고 (물론 이건 핸드 드립에 서툰 내 탓이 크겠지만서도.) 뚜렷한 특징이 없는 밍밍한 모습만 보여준다.
이제 집구석에 남은 커피라고는 신맛 가득한 '브라질산 산토스'와 모카포트용 '케냐AA'. 케냐AA는 라떼 만들기에 있어 역시나 쵝오의 커피이므로, 손님접대를 대비해 아껴먹어야 하니 걱정할 것이 없는 반면, 산처럼 쌓여있는 브라질 얘가 문제다. 이걸 또 얼마만큼의 빛의 속도로 먹어치워야하는걸까? 물론 커피선물을 잔뜩 해준 **의 의도는 잘 알고 있지만서도, 혼자 먹어치우기에는 너무 많은 양이였던게야. (ㅋ)
내게 있어 드립용 쵝오의 커피는 역시나 '이디오피아산 에가체프'이다. 전문가들 말로는 이건 스트레이트보다는 블렌딩용으로 써야한다던데(한마디로 다른 커피랑 섞어먹으라는 이야기), 내 저질 입맛에는 순도 100% 에가체프 스트레이트가 딱이다. 이 커피를 마셔보기 전에는 <커피를 한모금 마시면 입안 가득, 꽃과 과일향이 퍼진다>라는 낯뜨거운 묘사를 남발하는 이들을 '왠 오바질이냐며' 흉 봤었는데, 어느새 나 역시 그러한 표현을 쓰고 싶어 입이 간질간질하게 되버린 것.
그렇다면, 뜬금없이 야심한 밤에 커피 이야기를 주절주절 쓰고 있는 이유는?
오늘 밤 안에 자본론의 마지막 페이지까지 읽어치워야하는데, 도무지 읽히지가 않기 때문.(아- 비루하시다.) 얼마나 지독하게 책들이 안읽히는지, 몇일 전부터 괜시리 싸이에 핸폰 사진들을 올려놓질 않나. 비올라 교본 따라 노래까지 부른 것도 모자라, 동생님의 클라리넷 샤핑에까지 참견중이시다. 요새 내가 왜 이러고 있는지 몰겠다. 맑스 오빠가 아신다면 조금 많이 섭섭해하실 듯 하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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