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7월 8일 목요일

계속되는 잡담

 

 

1. 아주 약간 달뜬 목소리로 걸려온 P.의 전화, 소위 '특종'을 잡았다는 내용이였다. 그 길로 바로 컴퓨터 앞으로 뛰어가 확인하니, 오호. 특종에 단독 보도다. 입사 기념 선물을 마련해놓길 잘했구나 싶었다. 사실 직장에 메여 살게된 게 무슨 좋은 일인가 싶기도 했지만, 이럴때 보면 좀 더 메여있어도 괜찮겠다 싶기까지 한 것.ㅋ 옆에 있었더라면, 장하다고 엉덩이 좀 두들겨주었을텐데... 지금쯤 이사람, 얼마나 기분이 좋을까를 상상하고 있자니, 내 기분까지 덩달아 '업'되더라. 아주 그냥, 장하다.

 

 문득, 평생을 시사만화 화백으로 신문사에서 일한 것도 모자라, 퇴직후 지금까지도 뭐가 이쁘다고 하루 반나절은 신문만 끼고 사는 울 아부지 생각이 났다. 유난히 기분 좋게 퇴근해 과자사먹으라며 덜컥 천원짜리를 쥐어주곤 했던 아빠의 예전 모습이 스쳤던 것. 엄마는 워낙에 고생을 많이 한 까닭에, 지금도 신문쟁이라면 지긋지긋하다고 혀를 내두르지만, 난 그래도 콧노래를 부르며 아빠 그림들을 손질하고는 행복한 미소를 짓던 예전 엄마의 표정을 다 기억하고 있다. 아마도 지금 내 기분과 마찬가지였겠지.

 

 

 2. 집에 와서, 내내 바느질만 했다. 얼마나 열씸히 했으면 바늘귀를 부러트리기까지 했다. ; 아무 생각없이 손장난만 하며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에 시작된 일이 점차 커져버렸다. 꿰매고 또 꿰매고를 반복하다보니, 어느새 자정이 넘었네. 히융. 섭섭하다고 아우성치는 책상위 책님들에게 미안해져, 간단하게 10페이지 정도만 읽는 시늉을 했다.

 

 사실, 근 이주째 슈니츨러 소설 외에는 그 어떤 책도 읽지 않고 있는 상태다. 하루 책을 손에서 놓으니, 자꾸만 미루게되고, 이게 열흘이 되어버렸던 것. 이러다 한달이 되어버리면 어쩌나 슬슬 조바심이 난다. 역시나 중요한 건 마음가짐인건데, 아프다는 핑계로 지나치게 빈둥거린 것 같아 스스로에게 미안해진다.

 

 어제 모 선생님께서는 제법 분명한 눈빛으로, '앞으로는 글을 규칙적으로 부지런히 쓰라'고 주문하셨는데, 요새들어 유난히 나태해진 태도에 대한 일종의 질책으로 들리더라. 비록 능력은 안되도 '열씸히'는 하고 있다는 게 유일한 변명거리였는데, 이제는 그마저도 사라졌다. ㅎ 바지런히 읽고 전투적으로 써야지. 이러다 정말 머리에 똥만 차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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