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7월 2일 금요일

꿉꿉한 일기

 

1. 오늘 아침, 출근하려고 집 밖을 나서는데, 제법 습한 바람이 불고 있었다. 그래도 하늘이 꾸물꾸물할 정도까진 아니였기에, 아마도 오후쯤 비가 오겠거니 하고 그냥 맨 손으로 집을 나섰다. 헌데 이게 웬일이니. ㅜ 지하철 역을 나가보니 소나기도 이런 소나기가 없다 싶게 말그대로 퍼붓고 있는 상황.. 열대 지방 스콜도 저리가라 수준이더라. 하는 수 없이, 몇 발자국 앞에 위치한 편의점까지 달려갔는데, 그 잠깐 사이에 말그대로 '홀딱' 젖어버렸다. 오늘따라 입고 온 하얀 셔츠는 검은 가죽가방 물이 들어 온통 검은 때가 탔고, 머리는 미친년의 그것이 따로 없게 됐다.

 

 회사에 가져다 놓은 우산만 3개인데도, 울며 겨자먹기로 5천원이나 주고 새 우산을 샀기에, 진짜로 속상한 마음이 들어, 회사 현관까지 터벅터벅 기어갔다. 그러다보니 갑자기 번뜩, 지난주에도 비가 와서 취소된 청계천 녹조투어가 생각났다. 오늘 아침에 진행키로 했다고 메일을 주셨던데, 날씨가 이러하니 오늘도 못하시겠군화.. 저런... 하늘은 정녕 오세훈 편인겁니까? 은선님 속상하시겠다. 흨.

 

 

2. 있다가 셈나 마치고 바로 데이트하러 가야되는데, 머리도 얼굴도 옷도 온통 꼬깃꼬깃하다. 비 맞아서 그런지, 온 몸이 근질근질 하고 붉은 반점까지 올라온다. 얼른 집에 가서 한바탕 샤워나 하고 꽃무늬 치마로 갈아입은 후, 기린들이 뛰어놀 법한 대초원(정확하게는 '그림'이 있는 그곳)으로 달려가고 싶다. 이래서 금요일 오후에는 연구실 스케쥴을 잡아두면 안되는 것이야. 허구원날 꼬질꼬질하니, 이게 뭐람.

 

 그래도 이 와중에 P.의 '입사기념선물'까지 고르는 중이다. (뭐. 저런 날까지 챙기냐고 하면 할 말 없다. 뭔가 선물해줄 구실이 필요한 게다. 그냥 주면 헤퍼보이자나.. ;;) 아이템은 올해 역시, 듀퐁 셔츠다. 매해 똑같은 것만 선물하는 게 아무래도 성의없어 보이긴 할테지만, 이만한 게 없는 걸 어쩌겠나. 게다가 똑같아보이더라도, 모름지기 셔츠란 아주 디테일하게 차이가 있기에, 제 몸에 예쁘게 맞는 걸 찾기란 쉽지 않은 법. 내가 사준 셔츠만 따로, 특별하게 '드라이' 맡겨 관리한다 하니, 그사람 역시 이게 마음에 들긴 하는 거다. 그래서 올해도 똑같은 라인에 똑같은 사이즈로, 하지만 무늬는 이제와 다른 것으로, 며칠 째 찾는 중이다.  근데, 바쁘고 여유가 없다는 핑계로, 올해는 유난히 선물하는 일에 게으름을 피우긴 했나보다. 아무래도 장금이가 미감을 잃었듯, '의감衣感'이 떨어진 같아. 도통 고르는 일이 쉽지가 않다. :(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