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7월 15일 목요일

물가에 가고시퍼효.

 

 

 그간 날이 워낙 덥기도 했거니와 이래저래 답답한 일들만 겹쳐있던 까닭에, 요사이 통 바람을 쐬지 못했다. 굳이 따지자면 마지막으로 서울을 떠났던 게, 지난번 지방선거때 '부천'이였다고나 할까? 하하. (;) 여름 휴가 일정이 얼마 안남아있긴하지만, 그것과는 별도로 일단 어디든 다녀오지 않으면, 당장에 못견딜 것만 같더라. 이왕이면 날도 덥고 다음주엔 복날까지 끼어있으므로, 어디 시원한 계곡 주변에서 백숙으로 몸보신하며 뒹굴거리자고 다짐. 그런데 막상 제안해놓고보니, 조금 심하게 '중년'의 삘이 나긴 한다. 예전같으면 계곡가를 쩌렁쩌렁 울리는 노래방 기계 소리나, 빽빽 소리지르며 뛰어다니는 얘들 꼴보기 싫어서라도 절대 찾지 않았을텐데... 나이가 드니, 이젠 계곡물에 얼린 수박도 좀 먹어보고 싶고, 야외에서 고기도 좀 구워먹고 싶어지는 거다. 으유.

 

 사실은 간단하게 부암동 백사실계곡 정도만 갔다와도 충분히 만족스럽겠다 싶었는데, 은근히 이 분야에 강한(?) P.가 동두천이나 장흥, 가평 쪽을 추천했기에, 어느 곳을 다녀오느냐의 문제로 고민이 시작되었다. (이거 원. 일주일 내내 '어디로 놀러갈까'만 고민하고 앉아있군화.) 조금은 한산하다는 가평 쪽에 무게가 실려, 진짜 열씸히 민박과 방가로를 알아보았는데, 세상에나 가격이 너무 어마어마하다. 조금 괜찮다 싶은 펜션(정말 괜찮은 펜션은 아예 검색도 안했다)도 성수기 주말요금가가 20~25만원 수준이였고, 심지어 화장실조차 없는 방가로형 민박-말이 방가로지 조립식 컨테이너다-조차 5만원 이하를 찾기 힘들더라. 아무리 여름휴가철이라지만, 해도해도 너무들 하는거 아뉘세요? ㅜ 결국 그 좋다는 용추계곡이나 연인계곡은 눈물을 머금고 포기. 여기 다녀오시는 분들, 당신들이 진정한 '능력자'. ㄷ

 

 결국, 그제는 지리산, 어제는 남도 일정만 짜고 있다 그대로 퇴근한 것도 모자라, 오늘은 하루종일 계곡만 검색하고 있는 나를 더이상 지켜볼 수가 없었는지, 옆자리 후배가 '간현 유원지'를 추천해주었다. 어차피 이번 주말에 비가 온다면 계곡보다는 유원지가 나을 테고, 여기는 기차역에서 도보로 5분이면 이동 가능하다니 더이상 좋을 수 없는 곳이다. 게다가 자그만치 '소금산'이래. (내 '소금강'은 들어보았어도, '소금산'은 또 처음이다. ㅎ)  백숙 시세(?)도 제법 저렴한 편이며, 한 사람당 만원 이하로 고기도 구울수 있는데다, 하루 5천원이면 천막쳐놓고 뒹굴 수도 있단다. 무엇보다 가장 좋은 건 동네에 소위 '꽃무늬 펜션'이 전혀 없다는 사실이다. 전혀 고급스럽지도 않으며 오글거리는 펜션들은 정말이지 혐오감마저 든다. 진심으로 말하건데, 이런 데를 비싼 돈 주고 묶느니, 그냥 노숙이 낫다.

 

 게다가 가현역에서 기차로 두 정거장(?) 정도 이동하면 원주역이니, 잘하면 이번 기회에 그동안 미뤄두었던 '박경리문학공원'마저 들릴 수 있을 것 같다. 예전에 트위터에서였나? 누군가 그 근처에 맛있는 막국수 집을 추천해준 적도 있었으니, 모든 계획이 완벽해! 더이상 바랄 게 없다. 왠지 야영가는 기분도 나고, 몸보신 할 생각에 므흣하기도 해서, '신난다. 신나'만 연발하고 있었더니, 후배들이 '뭐 저런 사람이 다있나'의 표정으로 쳐다본다. <흥. 이렇게 혼자 잘 노는 것도 재능이라긔.> 여하튼, 이렇게 오늘 하루도 계획 한번 '끝장나게' 세우며, 잘 버텼다. 내일은 또 어디 갈 계획을 세우며 하루를 떼워야하나. 이왕 이렇게 된 거 이번 주는 '계획의 주간'으로 확실히 마무리 지어야할텐데... 크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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