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7월 27일 화요일

이사합니다.

 

 

 아직 사용법도 제대로 익히지 못했고 테스트도 마치지 못한 상태지만,

일단 블로그 계정을 '이곳' (http://peonya.wordpress.com) 으로 옮깁니다.

그동안 찾아주셨던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peace!

 

2010년 7월 23일 금요일

잡담

 

 

1. 이젠 늙어버린건가. 정말이지, 밤새는 일이 지긋지긋하다. 차라리 일이라도 많으면 시간이라도 금방 가는데, 오늘은 말그대로 쌩 날밤을 까고 있는 중. 그래도 목요일 '꽃당직'이니 내가 참는다.

 

2. 휴가 계획은 다시 원점으로... 과연 언제쯤 떠날 수 있는 걸까. ㅎ

여행이든 산책이든 상관없으니, 어디 바람이라도 좀 쐬어봤음 좋겠다. 산이 그립고 바다가 보고싶다. 흙

 

3. 새 블로그 계정은 열씸히(?) 테스트 중. 진행율 70%

 

4. 우와아. 7주 연속 주말 비!

난 비오는 날 우산 같이 쓰고 걷는게 세상에서 제일 좋더라. ;

 

5. 오랫만에 윤진서 싸이에 가서 실컷 여행사진을 구경했는데, 아. 이분 너무 많이 변하셔서 이제 더이상 닮았다고 주장하지 못하겠더라. ;

 

6. 우드스탁 취소되면, 내 글은 이제 어쩌나. 제기랄랄랄랄라.

2010년 7월 21일 수요일

뭐가 이리 어려워. ㄷ

 

 

 어제 웹 2.0 시대의 소셜 미디어 환경에 대한 발표까지 경청했으니, 오늘은 이 참에 미뤄두었던 페이스북과 텍스트큐브 대체 계정을 만들어보자고 아침부터 덤벼들었다. 그렇지만.... 아이고. 너무 어려워. 말그대로 계정만 오픈해놓고 이리저리 설정창만 뒤지다가 관둬버림. 어렵다기보다는 귀찮다는게 솔직한 심정이다. 그래도 명색이 왕년에 웹디자이너 출신으로써 이런걸 따로 시간 내서 배우기도 우스운거고.... 적당히 사용하다보면 대강 알아가겠지싶었는데, 이상하게 구글은 아는 만큼만 사용하게 되더라. 한마디로 모르면 그냥 안쓰게되는거고, 쓰고싶으면 배워야하는 시스템인 것.

 

 어차피 나는 무슨 글로벌 프렌드를 만들고자하는 의욕이 있는 사람도 아닌데다, 그저 글 창고 내지는 일기장으로만 써왔던 이 블로그의 성격을 감안할때, 아무래도 더이상 이런 식의 자기만족적인 블로깅이 무슨 소용이 있나 싶어지기까지 한다. 아마도 구글의 제공 서비스를 하나하나 익혀갈수록 그러한 결심은 더욱 굳어질 지 모른다. '소셜 네트워크 글쓰기'란게 발전하고, 사람들 간의 소통이 활발해질 수록, 이런 혼잣말 류의 블로그는 구시대 폐물 취급만 받을 뿐이다.

 

 비단 넷에서 뿐 아니라, 살을 부비며 살아가는 세상에서도, 최근 부쩍 소통과 교류의 흐름들이 눈에 띄게 늘어나는 듯 하다. 어차피 사람이란 게 절대로 혼자 살 수는 없으므로 여기에 크게 불만이 있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지만서도.... 문제는 전혀 소통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까지 소통이란 이름으로 덤벼드는 데 있는 거다. 지금까지 만난 소위 '같은 시간대를 함께 살아가고픈 사람들' 숫자 만도 너무 많아 감당이 안되는데, 이렇게까지 서로 통하지 않는 사람들과 억지로 통하려 해야하는 걸까. 사람을 비즈니스 적으로 상대하지 못하는 내 성격으로는 영 힘든 일이다. 모르던 사람을 싫어하게 되는 일 보다는 역시나 그냥 계속 모르는 체 살아가는 게 더 좋다.

 

 여하튼 그건 그렇고, 아. 이 블로그는 이제 어찌해야쓸까잉?? 이래저래 국내 블로깅 서비스 업체로는 죽어도 옮기기 싫고, 구글로 옮기자니 너무 어렵고... 이러다 이 계정은 하루 아침에 뿅하니 사라져버릴 것만 같고... 아놔. 귀찮아. 세상을 쫓아가는 시늉 조차, 만만한 게 아니였어. 쳇

2010년 7월 15일 목요일

물가에 가고시퍼효.

 

 

 그간 날이 워낙 덥기도 했거니와 이래저래 답답한 일들만 겹쳐있던 까닭에, 요사이 통 바람을 쐬지 못했다. 굳이 따지자면 마지막으로 서울을 떠났던 게, 지난번 지방선거때 '부천'이였다고나 할까? 하하. (;) 여름 휴가 일정이 얼마 안남아있긴하지만, 그것과는 별도로 일단 어디든 다녀오지 않으면, 당장에 못견딜 것만 같더라. 이왕이면 날도 덥고 다음주엔 복날까지 끼어있으므로, 어디 시원한 계곡 주변에서 백숙으로 몸보신하며 뒹굴거리자고 다짐. 그런데 막상 제안해놓고보니, 조금 심하게 '중년'의 삘이 나긴 한다. 예전같으면 계곡가를 쩌렁쩌렁 울리는 노래방 기계 소리나, 빽빽 소리지르며 뛰어다니는 얘들 꼴보기 싫어서라도 절대 찾지 않았을텐데... 나이가 드니, 이젠 계곡물에 얼린 수박도 좀 먹어보고 싶고, 야외에서 고기도 좀 구워먹고 싶어지는 거다. 으유.

 

 사실은 간단하게 부암동 백사실계곡 정도만 갔다와도 충분히 만족스럽겠다 싶었는데, 은근히 이 분야에 강한(?) P.가 동두천이나 장흥, 가평 쪽을 추천했기에, 어느 곳을 다녀오느냐의 문제로 고민이 시작되었다. (이거 원. 일주일 내내 '어디로 놀러갈까'만 고민하고 앉아있군화.) 조금은 한산하다는 가평 쪽에 무게가 실려, 진짜 열씸히 민박과 방가로를 알아보았는데, 세상에나 가격이 너무 어마어마하다. 조금 괜찮다 싶은 펜션(정말 괜찮은 펜션은 아예 검색도 안했다)도 성수기 주말요금가가 20~25만원 수준이였고, 심지어 화장실조차 없는 방가로형 민박-말이 방가로지 조립식 컨테이너다-조차 5만원 이하를 찾기 힘들더라. 아무리 여름휴가철이라지만, 해도해도 너무들 하는거 아뉘세요? ㅜ 결국 그 좋다는 용추계곡이나 연인계곡은 눈물을 머금고 포기. 여기 다녀오시는 분들, 당신들이 진정한 '능력자'. ㄷ

 

 결국, 그제는 지리산, 어제는 남도 일정만 짜고 있다 그대로 퇴근한 것도 모자라, 오늘은 하루종일 계곡만 검색하고 있는 나를 더이상 지켜볼 수가 없었는지, 옆자리 후배가 '간현 유원지'를 추천해주었다. 어차피 이번 주말에 비가 온다면 계곡보다는 유원지가 나을 테고, 여기는 기차역에서 도보로 5분이면 이동 가능하다니 더이상 좋을 수 없는 곳이다. 게다가 자그만치 '소금산'이래. (내 '소금강'은 들어보았어도, '소금산'은 또 처음이다. ㅎ)  백숙 시세(?)도 제법 저렴한 편이며, 한 사람당 만원 이하로 고기도 구울수 있는데다, 하루 5천원이면 천막쳐놓고 뒹굴 수도 있단다. 무엇보다 가장 좋은 건 동네에 소위 '꽃무늬 펜션'이 전혀 없다는 사실이다. 전혀 고급스럽지도 않으며 오글거리는 펜션들은 정말이지 혐오감마저 든다. 진심으로 말하건데, 이런 데를 비싼 돈 주고 묶느니, 그냥 노숙이 낫다.

 

 게다가 가현역에서 기차로 두 정거장(?) 정도 이동하면 원주역이니, 잘하면 이번 기회에 그동안 미뤄두었던 '박경리문학공원'마저 들릴 수 있을 것 같다. 예전에 트위터에서였나? 누군가 그 근처에 맛있는 막국수 집을 추천해준 적도 있었으니, 모든 계획이 완벽해! 더이상 바랄 게 없다. 왠지 야영가는 기분도 나고, 몸보신 할 생각에 므흣하기도 해서, '신난다. 신나'만 연발하고 있었더니, 후배들이 '뭐 저런 사람이 다있나'의 표정으로 쳐다본다. <흥. 이렇게 혼자 잘 노는 것도 재능이라긔.> 여하튼, 이렇게 오늘 하루도 계획 한번 '끝장나게' 세우며, 잘 버텼다. 내일은 또 어디 갈 계획을 세우며 하루를 떼워야하나. 이왕 이렇게 된 거 이번 주는 '계획의 주간'으로 확실히 마무리 지어야할텐데... 크킄

 

 

 

2010년 7월 13일 화요일

숨길 수 없는 노래 2 / 이성복

 

 

 아직 내가 서러운 것은 나의 사랑이 그대의 부재를 채

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봄하늘 아득히 황사가 내려 길도

마을도 어두워지면 먼지처럼 두터운 세월을 뚫고 나는 그

대가 앉았던 자리로 간다 나의 사랑이 그대의 부재를 채

우지 못하면 서러움이 나의 사랑을 채우리라

 

 서러움 아닌 사랑이 어디 있는가 너무 빠르거나 늦은

그대여, 나보다 먼저 그대보다 먼저 우리 사랑은 서러움

이다

 

(그 여름의 끝 , 문학과 지성사)

 

 

펼쳐두기..


 

여름 휴가 계획은 다시 원점으로.

 

 

 애초 9월이면 뱅기표 가격이 떨어질 줄 알고, 그간 열씸히 베트남 북부 여행계획을 세워두었는데, 올해는 이상하게 추석연휴 전까지는 성수기 요금 수준이다. 게다가 P.가 갑자기 8월 초로 휴가를 앞당겨 다녀오자고 제안하는 바람에, 비싼건 둘째치고 좌석도 거의 없는 상태. 물론 자리가 있다해도 항공료만 50만원을 지출하자니, 아무래도 이건 너무 아깝기도하고... 결국 가까운 근교(해외) 지역으로 가느냐 아니면 국내로 가느냐로 휴가 계획의 다이어그램은 또다시 처음으로 회귀.

 

 모름지기 7월 말부터 8월 초까지가 여름 휴가 시즌 중 '극성수기'라 할 수 있으므로, 근교 항공요금을 별 기대없이 뒤져보았는데, 의외로 북경행 티켓 가격은 평소와 별 차이가 없더라. 왕징에 레지던스 하나 얻는다 해도 하루 200~250원이면 충분하므로, 다음달 초에 가기에는 확실히 북경이 가격 메리트가 있다. 하지만, 문제는 북경이 별로 안땡긴다는데 있겠지. 이건 뭐. 하도 여러번 가서 그런가, 집에 있다가 광화문 사거리 나가는 느낌인거다. 혹여 정 북경으로 가게된다해도, '여행'이라기보다는 그저 '마실' 내지는 '이색 데이트' 쪽으로 컨셉을 잡을 수 밖에 없다. 이건 뭐. 계획이랄 것도 없어. 오히려 개포동보다 더 친근한 동네이니 말 다했다. (그래도 막상 가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혼자 양꼬치 100개 먹고 배 두드리며 처웃고 오겠지. ㅎ)

 

  두번째 계획안은 국내 남해안 따라 여행하는 코스로, 대략 목포에서 시작해 통영까지의 여정이다. 이건 애초에 베트남의 대안으로 고민하던 코스라, 각 지자체에서 받아놓은 지도나 안내서가 충분하기에 지금으로써는 별달리 준비할 게 없다. 게다가 중요한 일정은 대부분 P.와 상의해야하므로, 내가 혼자 정할 수 있는 것도 없다. 이것 역시 결국 '여행'이라기보다는 '산책' 내지는 '이색 데이트' 정도의 컨셉이 되지 않을까. 적당히 맛있는 집들 찾아 배터지게 먹고 마시고, 좋은 것만 보며 실컷 웃다가 오면 되는거다. ㅎ

 

 휴가 계획이 이렇듯 원점으로 돌아옴과 동시에, 더이상 치열하게 '계획'해야할 것이 없어지니, 사실 아주 약간 맥이 빠지긴 했다. 결국 휴가를 떠나기 전, 한 2~3일만이라도 혼자 어디로든 다녀오자고 '꾸역꾸역' 다른 계획을 세우기 시작해, 이틀째 본 휴가지 결정은 미뤄놓은 채로 이 짜투리 여행만을 구상했다. 제주 역시 비행기 자리가 없을게 뻔하므로, 일단 지금 생각같아서는, 추성에서 간단히 지리산 비선담까지만 올라갔다온 후 벽송사로 빠져 인월까지 둘레길을 걸을까 생각중인데...(당연하게도 중간에 있는 마을에 들려, 잠까지 자야하는 거다. 오옷!) 도무지 그 동네 시외버스 시스템은 예상이 안되는데다 거리 계산도 못하고 있으니 어질어질한 상태다. 그럼에도 역시나,(새로 산 45L 배낭을 이번 휴가에 못매겠다고 속상해하던 것은 어느새 잊어버린 채) 이번엔 트렉킹을 위한 팔토시(- 아. 이거 그동안 너무 사고 싶었어.)와 랜턴, 스틱들을 주문해놓았다. 아유. 언제나 이렇게 성급해서야...

 

 여하튼 덕분에, 다음 주가 마감인 원고 기획안은 하나도 작성해놓지 않았다는 놀라운 소식! 하하. 내가 지금 웃는게 웃는게 아니람니다.

 

 

+ 둘레길 3구간은 풍경만 놓고보면, 싸파 저리가라 수준이구나. 움화화

2010년 7월 9일 금요일

단성사

 

 

1907년에 주승희가 발의하고 안창묵과 이장선이 합자하여 2층 목조 건물로 세웠다. 1909년 이익우가 사장이었으나 한흥석으로 바뀌었고 1910년에는 일본인 후지하라[藤原雄太郞]에게 넘어갔다. 주로 전통연희를 위한 공연장으로 사용되었다. 1910년 중반 광무대 경영자 박승필이 인수하여 상설 영화관으로 개축하였다.

 

1919년 10월 최초로 한국인에 의해 제작된 연쇄활동사진극(連鎖活動寫眞劇) 《의리적 구토》를 상영함으로써 한국영화사상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하였다. 또한 1924년 초 단성사 촬영부는 7권짜리 극영화 《장화홍련전》을 제작, 상영함으로써 최초로 한국인에 의한 극영화의 촬영·현상·편집에 성공하였고, 1926년 나운규(羅雲奎)의 민족영화 《아리랑》을 개봉하여 서울 장안을 들끓게 하였다.

 

그 후 단성사는 조선극장 ·우미관(優美館)과 더불어 북촌의 한국인을 위한 공연장으로 일인 영화관인 황금좌(黃金座)·희락관(喜樂館)·대정관(大正館) 등과 맞서 영화뿐만 아니라 연극·음악·무용발표회 등에도 무대를 제공하여 새로운 문화의 매체로 큰 몫을 하였다. 일제강점기 말에는 대륙극장(大陸劇場)으로 개칭하였다가 광복 후 다시 단성사로 복귀하여 악극(樂劇)을 공연하였다.

 

(네이버 백과사전 '단성사' 中)

 

  오로지 '판의 미로'의 '기예므로 델 토로'가 제작을 맡았다는 이유만으로, 영화 '스플라이스'가 보고싶다며 개봉 전부터 아주 노래를 부르고 다녔다. 헌데, 그래놓고는 지난 1일이 개봉일이였음을 깜빡해버린건 뭐냐...  대부분의 상영관에서 '스플라이스'는 이미 이번주 개봉작 '슈렉'에 밀려 내려진 상태... 주말 오후 5~6시쯤의 소위 황금시간대에 이 영화를 상영하는 곳이라고는 오로지 '단성사'뿐이였다. 서둘러 예매창을 열어 예매 완료. 근데 어찌된게 좌석들이 텅 비어있다. ;;

 

 '단성사'라뉘... 서울극장이고 대한극장이고 좀 전통있다 싶은 영화관이라면, 어느 정도의 불편을 감수하고서라도 늘 기쁜 마음으로 찾던 나였지만, 이상하게도 단성사는 늘 그 앞을 지나치기만 했을 뿐, 한번도 안으로 들어가 영화를 본 적이 없는 거다. 옛날에는 단성사 앞에 줄이 얼마나 서있느냐로  영화의 흥행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정도였다는데, 요즘은 지나가면서만 보아도 유독 초라하고 쓸쓸해보인다. 알고보니, 작년에 건물주 부도 이후 바뀐 새 주인은 영화관 운영보다는 귀금속 매장에 관심이 더 많은 사람이라, 상영관 수를 무려 4개나 줄여놓은 상태라 한다. 단성사의 가장 최근 소식은 이 건물이 법원 경매에 부쳐졌다는 내용이다.

 

 시장 경쟁을 최고의 윤리이자 미덕으로 생각하는 신자유주의 시대에, 어쩌면 이같은 일은 당연한 것일 지 모른다. 기네스북에도 올라있다는 '세계 최대' 상영관이나, 냄새와 촉각까지 전달한다는 4D, 5D 상영관들이 존재하는 세상에서, 그 어느 누가 볼품없는 단성사까지 찾아가겠나. 상업성이 없다면, 다시말해 장사가 안된다면, 퇴출 내지는 소멸... 이것이 바로 우리의 자본주의의 제1원칙인 거다.

 

 주위를 둘러보면, 이런 식으로 사라져가는 '미시적 유물'들이 제법 많다. 이를테면 피맛골, '청진옥' 해장국은 주인의 주장과는 달리 예전만 못한 맛때문에 발길을 끊은 사람이 많다. 한마디로 철거 이후 사라진 것과 마찬가지인 셈이다. 동대문운동장은 또 어떻고? 추운 겨울 새벽, 뜨거운 오뎅국물을 후후 불어 나눠 마시곤 했던 포장마차 자리에는, 자하 하디드의 '디자인플라자'가 들어설 예정이다. 그토록 미래지향적이고 세련된 공간에서, 어느 누가 새벽 군불을 피워가며 일하던 아버지들을 기억하겠는가? 보기 좋고 돈이 되는 것들은 아무리 말려도 꾸역꾸역 들어서고, 그 반대의 것들은 어느순간 휑하게 사라지는 세상... 화도 났다가 서럽기도 했다가, 결국은 체념하고야 마는 이 감정의 순환들이 지긋지긋하다.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감상만으로는, 아무리 '옛 것'을 지키자고 아무리 주장한들, 어차피 씨알도 먹히지 않을 소리다. '돈'이라는게, '엠비셔스'하다는게 다 그런거다. 하지만 다른건 몰라도, 단성사같은 경우는 우리 영화사적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유물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이게 그렇게 어려운 일인건가? 유장관님이고 오시장님이고 그렇게들 뭔가 하고싶으시다면, 옛 단성사 건물이나 좀 복원해달란 말이다. 세종문화회관에서 하는 공연만 '예술'인가? 자그만치 100년 넘게, 수많은 사람들이 '울고 웃었던' 장소이고, 수출 효자 상품이라는 '한국 영화'가 태동한 곳이다. 어설프게 멀티플렉스로 변신했다며 간신히 버티고 서있는 단성사가 참으로 안쓰럽다.

 

 

+ 다쓰고나서 찾아보니, 씨너스 단성사 홈페이지에 이달 13일부터 (당분간?) 영업중지 예정 공고가 올라와있다. 엄마야. 이게 뭐야... (ㅜ) 이게 바로 그 유명한 '처음이자 마지막'인 건가효?

 

 

2010년 7월 8일 목요일

계속되는 잡담

 

 

1. 아주 약간 달뜬 목소리로 걸려온 P.의 전화, 소위 '특종'을 잡았다는 내용이였다. 그 길로 바로 컴퓨터 앞으로 뛰어가 확인하니, 오호. 특종에 단독 보도다. 입사 기념 선물을 마련해놓길 잘했구나 싶었다. 사실 직장에 메여 살게된 게 무슨 좋은 일인가 싶기도 했지만, 이럴때 보면 좀 더 메여있어도 괜찮겠다 싶기까지 한 것.ㅋ 옆에 있었더라면, 장하다고 엉덩이 좀 두들겨주었을텐데... 지금쯤 이사람, 얼마나 기분이 좋을까를 상상하고 있자니, 내 기분까지 덩달아 '업'되더라. 아주 그냥, 장하다.

 

 문득, 평생을 시사만화 화백으로 신문사에서 일한 것도 모자라, 퇴직후 지금까지도 뭐가 이쁘다고 하루 반나절은 신문만 끼고 사는 울 아부지 생각이 났다. 유난히 기분 좋게 퇴근해 과자사먹으라며 덜컥 천원짜리를 쥐어주곤 했던 아빠의 예전 모습이 스쳤던 것. 엄마는 워낙에 고생을 많이 한 까닭에, 지금도 신문쟁이라면 지긋지긋하다고 혀를 내두르지만, 난 그래도 콧노래를 부르며 아빠 그림들을 손질하고는 행복한 미소를 짓던 예전 엄마의 표정을 다 기억하고 있다. 아마도 지금 내 기분과 마찬가지였겠지.

 

 

 2. 집에 와서, 내내 바느질만 했다. 얼마나 열씸히 했으면 바늘귀를 부러트리기까지 했다. ; 아무 생각없이 손장난만 하며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에 시작된 일이 점차 커져버렸다. 꿰매고 또 꿰매고를 반복하다보니, 어느새 자정이 넘었네. 히융. 섭섭하다고 아우성치는 책상위 책님들에게 미안해져, 간단하게 10페이지 정도만 읽는 시늉을 했다.

 

 사실, 근 이주째 슈니츨러 소설 외에는 그 어떤 책도 읽지 않고 있는 상태다. 하루 책을 손에서 놓으니, 자꾸만 미루게되고, 이게 열흘이 되어버렸던 것. 이러다 한달이 되어버리면 어쩌나 슬슬 조바심이 난다. 역시나 중요한 건 마음가짐인건데, 아프다는 핑계로 지나치게 빈둥거린 것 같아 스스로에게 미안해진다.

 

 어제 모 선생님께서는 제법 분명한 눈빛으로, '앞으로는 글을 규칙적으로 부지런히 쓰라'고 주문하셨는데, 요새들어 유난히 나태해진 태도에 대한 일종의 질책으로 들리더라. 비록 능력은 안되도 '열씸히'는 하고 있다는 게 유일한 변명거리였는데, 이제는 그마저도 사라졌다. ㅎ 바지런히 읽고 전투적으로 써야지. 이러다 정말 머리에 똥만 차겠다.

2010년 7월 7일 수요일

2010년 7월 6일 화요일

진순자 고모님네 김밥

 

 

 하루종일 심심해서(?) 한참 동안 어제의 일기를 썼는데, 갑자기 정전이 되버리는 바람에 모조리 다 날라갔다. 아이 참. 이런거 너무 좋아. ;; 여하튼 일기의 주된 내용은 '진순자 김밥 먹고시퍼!' 였다. 아무래도 토요일까진 못 기다리지 싶어... 금요일 저녁에 먹고, 토요일 점심에 또 먹을까? 아님 오늘이나 내일 몰래 다녀온 뒤에 모른 체 하고 토요일에 또 먹을까? 이것 참. 고민되네.

 

 

+

감사 인터뷰 시작 10분만에, 끝!

김혜수 눈물효과 아이파우더 좀 칠해주시고, 무조건 눈웃음으로 버티었더니..

오히려 감사관이 나를 궁휼히 여기어 토닥여주었다는 '뭥믜'스러운 올해의 감사.

역시 나는 다른건 몰라도 '감사운'은 타고 났단말이야.

 

2010년 7월 5일 월요일

8과1/2

 

 

 '말'이란 게 참으로 무섭지.. 일요일에는 정말로 펠리니 영화를 보러갔다. 하하. 극장은 여전히 만원이였고, 영화는 제법 지루한 편이였다. 영화에 뜻을 두거나 몸 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무척이나 감동스러울 영화였겠지만, 나야 뭐. 영화를 좋아하긴 해도 뭐 그정도까진 아니라서... 살짝 졸기도 했고, 시계까지 만지작거리며 말그대로 '지루하게' 보았다. 올해 1월이였나?  씨네큐브에서 보았던 '씨네도키뉴욕' 과 비슷하다고 투덜대며, 허리우드 상가 계단을 걸어내려왔다.

 

 훌륭하다고 칭송받거나 고전이라 불리우는, 몇몇 작품들은 사실 끝까지 본다는 것 자체가 견디기 힘들만큼 어렵고 지루할 때가 종종 있다. 헌데 참 이상한 건, 이렇게 버텨내며 본 영화들은 유독 그 잔상이 오래 지속된다는 점이다. 뭐. 비단 고다르 영화 같은 고전은 아니지만, '씨네도키뉴욕' 역시 간신히 버텨가며 본 영화임에도, 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기억하고 있다는 게 조금은 신기하기도 한 것이다. 그러니 역시 힘들게 본 영화인, '8과 1/2' 도 기억에 제법 오래 남을 것 같기도 하고... 뭐 이렇게 좋게좋게. 생각하자 싶었다.

 

 영화 끝나고는 오랫만에 사동면옥에 들려 왕만두국을 먹었고, 커피마시러 '하루'에 들렀다가 '주말에는 리필이 안된다'는 소리에 기분이 춈 상하기도 했다. 인사동을 빠져나와 다시 강남으로..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나, 속옷이 흠뻑 젖어버리니, 어디 돌아다니고 싶어도 도저히 그럴 수가 없었다. 어떻게하면, 더위를 피해가며 '자알' 놀 수 있을 지, 올해는 특히나 치열하게 연구해봐야겠다. 예년에는 이정도까진 아니였던 것 같은데, 올해는 진짜로 유난히 덥고 힘들다. 흨

 

 

2010년 7월 4일 일요일

비에도 지지 않고 / 미야자와 켄지

 

 

비에도 지지 않고

바람에도 지지 않고

눈에도 무더위에도 지지 않는

건강한 몸을 지니고

욕심은 없고 결코 화내지 않고

언제나 조용히 웃고 있는

 

 

하루 현미 네 홉과

된장과 조금의 야채를 먹고

모든 일에 대해 자신을 계산에 넣지 않고

잘 보고 들어 알고 그리고 잊지 않고

들판 소나무 수풀 그림자의

작은 짚을 인 초가에 살며

 

 

동쪽에 병이 있는 아이 있으면

가서 간병해 주고

서쪽에 고단한 어머니가 있으면

가서 그 볏단을 지고

남쪽에 죽을 것 같은 사람이 있으면

가서 두려워 할 것 없다고 말해주고

북쪽에 싸움이나 소송거리가 있으면

가서 부질없으니 그만두라 이르고

 

 

가뭄 때는 눈물 흘리고

냉해의 여름에는 벌벌 떨며 걷고

모두에게 바보라고 불리고

칭찬도 받지 않고

걱정거리도 되지 않는

 

 

그러한 사람이

나는 되고 싶다.

 

 

펼쳐두기..


 

2010년 7월 2일 금요일

꿉꿉한 일기

 

1. 오늘 아침, 출근하려고 집 밖을 나서는데, 제법 습한 바람이 불고 있었다. 그래도 하늘이 꾸물꾸물할 정도까진 아니였기에, 아마도 오후쯤 비가 오겠거니 하고 그냥 맨 손으로 집을 나섰다. 헌데 이게 웬일이니. ㅜ 지하철 역을 나가보니 소나기도 이런 소나기가 없다 싶게 말그대로 퍼붓고 있는 상황.. 열대 지방 스콜도 저리가라 수준이더라. 하는 수 없이, 몇 발자국 앞에 위치한 편의점까지 달려갔는데, 그 잠깐 사이에 말그대로 '홀딱' 젖어버렸다. 오늘따라 입고 온 하얀 셔츠는 검은 가죽가방 물이 들어 온통 검은 때가 탔고, 머리는 미친년의 그것이 따로 없게 됐다.

 

 회사에 가져다 놓은 우산만 3개인데도, 울며 겨자먹기로 5천원이나 주고 새 우산을 샀기에, 진짜로 속상한 마음이 들어, 회사 현관까지 터벅터벅 기어갔다. 그러다보니 갑자기 번뜩, 지난주에도 비가 와서 취소된 청계천 녹조투어가 생각났다. 오늘 아침에 진행키로 했다고 메일을 주셨던데, 날씨가 이러하니 오늘도 못하시겠군화.. 저런... 하늘은 정녕 오세훈 편인겁니까? 은선님 속상하시겠다. 흨.

 

 

2. 있다가 셈나 마치고 바로 데이트하러 가야되는데, 머리도 얼굴도 옷도 온통 꼬깃꼬깃하다. 비 맞아서 그런지, 온 몸이 근질근질 하고 붉은 반점까지 올라온다. 얼른 집에 가서 한바탕 샤워나 하고 꽃무늬 치마로 갈아입은 후, 기린들이 뛰어놀 법한 대초원(정확하게는 '그림'이 있는 그곳)으로 달려가고 싶다. 이래서 금요일 오후에는 연구실 스케쥴을 잡아두면 안되는 것이야. 허구원날 꼬질꼬질하니, 이게 뭐람.

 

 그래도 이 와중에 P.의 '입사기념선물'까지 고르는 중이다. (뭐. 저런 날까지 챙기냐고 하면 할 말 없다. 뭔가 선물해줄 구실이 필요한 게다. 그냥 주면 헤퍼보이자나.. ;;) 아이템은 올해 역시, 듀퐁 셔츠다. 매해 똑같은 것만 선물하는 게 아무래도 성의없어 보이긴 할테지만, 이만한 게 없는 걸 어쩌겠나. 게다가 똑같아보이더라도, 모름지기 셔츠란 아주 디테일하게 차이가 있기에, 제 몸에 예쁘게 맞는 걸 찾기란 쉽지 않은 법. 내가 사준 셔츠만 따로, 특별하게 '드라이' 맡겨 관리한다 하니, 그사람 역시 이게 마음에 들긴 하는 거다. 그래서 올해도 똑같은 라인에 똑같은 사이즈로, 하지만 무늬는 이제와 다른 것으로, 며칠 째 찾는 중이다.  근데, 바쁘고 여유가 없다는 핑계로, 올해는 유난히 선물하는 일에 게으름을 피우긴 했나보다. 아무래도 장금이가 미감을 잃었듯, '의감衣感'이 떨어진 같아. 도통 고르는 일이 쉽지가 않다. :(

 

 

사랑은 사랑만을 사랑할 뿐 / 이성복

 

 

 사랑은 자기 반영과 자기 복제. 입은 비뚤어져도 바로 말하자. 내가 너

를 통해 사랑하는 건 내가 이미 알았고, 사랑했던 것들이다. 내가 너를

사랑한다 해서, 시든 꽃과 딱딱한 빵과 더럽혀진 눈雪을 사랑할 수 없

다. 내가 너를 사랑한다 해서, 썩어가는 생선 비리내와 섬뜩한 청거북의

모가지를 사랑할 수는 없다. 사랑은 사랑스러운 것을 사랑할 뿐, 사랑은

사랑만을 사랑할 뿐, 아장거리는 애기 청거북의 모가지가 제 어미에게

얼마나 예쁜지를 너는 알지 못한다.

 

(달의 이마에는 물결무늬 자국 , 열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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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7월 1일 목요일

베트남 여행 프리젠테이션

 

 

 

 

토 : ① 오전 출발시? - 하노이 도착 후 기차표 예매, 현지 여행사 접촉

      ② 오후 출발시? - 하노이 도착  V 하노이 숙박

 

일 : ① 이 가능하다면, 근교 일일 투어. (호아루/퍼퓸 파고다)

      ② 라면 그냥 닥치고 기차표 예매, 현지 여행사 접촉. 이후 시내 관광 V 하노이 숙박

 

월 : 숙소에서 짐 싸고 나와, 하롱베이로 고고! V 로맨틱하다! 선상 숙박

 

화 : 하노이 도착(오후 3~5시 쯤) 시내에서 어슬렁대다, 라오까이행 야간 기차 탑승 V 기차 숙박

 

수 : 싸파 도착, 숙소 구하기. 트래킹이나 홈스테이 체험 여부는 각자 취향에 따라! V 싸파 숙박

 

목 : 싸파 어슬렁거리기 후 라오까이로 돌아가 하노이행 기차 탑승 V 기차 숙박

 

금 : 하노이 도착, 시내 관광을 겸한 혁명 유적 탐방 V 하노이 숙박

 

토 : 관광없이 오로지 '데이트', 서울로 출발 (23시 경)

 

 

 론리플래닛은 아직 배송도 되지 않았는데, 일단 마구 날림으로 급하게 여행 일정표를 작성했다. 혼자 가려던 생각에 아무 계획도 세워놓지 않았었는데, 갑자기 함께 가는 사람이 생긴 바람에 마음이 급해진 것. 대강 일정의 '와꾸'를 짜놓고 나니, 미리 어떤 준비를 해야하는 지가 이제야 실감이 난다.

 

 일단 도착하자마자 짐을 풀 숙소는 한국에서 미리 예약해야할 테고, 현지 여행사 시세를 적당히 파악해가야 하롱베이 투어에 있어 바가지를 안쓰게 될 터.. 더불어 가급적 한국인들이나 미국 양키들보다는 현지인들이 더 많이 이용하는 업체를 선정해야 할 테고... 무엇보다도 들쑥날쑥한 비행기표 요금 비교가 제일 관건이다. 일정이 저렇게나 널널한 건 비행기 요금 탓에 혹시나 직항을 못 타게 될 경우의 비상사태를 대비해서다. 비행기 편만 확정 지으면, 그때부터 준비야 뭐 식은 죽 먹기쥐. ㅋ

 여하튼 일부러 하롱베이에서의 선상 숙박이나 싸파 숙박을 넣어, 최대한 로맨틱하게 일정을 세워보긴 했으나, 대부분의 세부 일정은 나홀로 여행객들에게나 어울릴 법한 스케쥴이니, 이를 어쩐다? 게다가 이제와 휴가 날짜가 안맞아 함께 못가게 된다면, 저 로맨틱한 일정들은 어쩔.. (ㅜ)

 

 뭐니뭐니해도 여행의 백미는 역시나 계획의 단계가 선사하는 설레임인 것이다. 머리가 지끈거리는 일들이 첩첩 쌓여있는데도, 오늘 하루 이렇게 즐거울 수 있었던 건 하루종일 여행만 생각했기 때문. 한번도 가보지 않은 곳을 상상하며, 그 곳에서의 하루를 계획하는 일은 실제 그 자리를 밟는 일보다 더 흥분되는 일이다. 그러기에 혹 설령 바빠서 못가게 되더라도, 가끔은 이런 즐거움을 주는 '뻘 짓'도 필요할 때가 있는 것이다. 아직 떠나려면 두달은 더 남아있지만, 하루종일 이러고 있자니 신난다. 신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