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4월 30일 금요일

봄이 밖에서 오면 / 백무산

 

 

봄을 기다리지 않는 겨울이 있었을까

그러나 지금 오는 저 봄을

피하고 싶어라 두려워라

 

봄이 봄이 밖에서 오면

병균이 먼저 풀리지

삿된 꿈만 앞다투어 깨어나지

 

아직은 아니야

꿈이 아직 익지 않은데

그대 아직 온단 말 없는데

 

아직은 아니야

봄이 밖에서 오면

욕망만 우북이 자라버리지

헛된 꿈만 앞다투어 피어나지

 

아직은 멀었어

더 쓰러져야 돼

 

안에서 부리로 쪼을 때까지

어둠에서 손짓해 부를 때까지

 

아직은 더 무너져야 해

저기 저 무너지고 있는 것 좀 보아

 

그런데 저기 저건 무어냐

아뿔사, 저 무성하게 피어난 것들은 안이냐 밖이냐

푸르게 흔들고 있는 나무야

지천으로 피어 있는 들꽃들아

 

(초심, 실천문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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