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4월 13일 화요일

숨의 사랑 / 장석남

 

 

어제는 창경궁 후원에 많은 키 큰 나무들이

꽃피는 걸 보았습니다.

담장들은 지붕을 얹은 채 키를 낮추고

내 숨이 분홍빛으로

그 큰 나무들에게 올라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바람이 불거나 바람 속에 초생달이 걸릴 때면

내 숨의 사랑은

그곳으로도 가리라

 

숨결들

다시 돌아와

꽃핀 창경궁 후원이 몸에 가득했습니다

 

(지금은 간신히 아무도 그립지 않을 무렵 / 문학과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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