년 초에 잔뜩 내렸던 눈雪이 녹으면서, 집 안 천장 구석구석에서 물이 새기 시작했다. 한두방울씩 새는거야, 무심한 나로썬 '언제까지든' 참아줄 수 있는데... 요사이 앞 베란다 쪽은, 뻥을 좀 보태자면, 마치 바가지로 들이붓는 듯 물이 떨어지고 있다. 하지만 지독히 바쁘기도 하고, 언젠가 눈 물이 마르면 멈출 일이기에, '어떻게든 되겠지'라며 그냥 놔두었는데... 세상에나 이번 주는 3일 연속 비가 오질 않나, 심지어 눈까지 펑펑 쏟아지니, 상황이 심상치 않아보인다. 한여름 장마때도 무사히 버텨왔는데, 난데없이 한겨울에 이게 뭐람. 흑.
애당초, 부모님 집을 지척에 두고도 굳이 독립을 한 이유는, '허구원날 카페나 피씨방에서 머무를 돈이면 충분히 집을 얻고도 남지..'라는 계산에서였다. 지인들과 새로운 음식들도 해먹고, 보고싶은 영화도 보면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눌 장소가 무엇보다도 절실히 필요했던 것. 하지만 (빈티지가 아닌)'낙후된 장소'와 (망할)'귀차니즘'이 만나, 결국 이렇게 공간을 독식하게 되어버린거다. 쉽게 말하자면, 올해들어 아직까지 그 어느 누구도 우리집에 '놀러오지 못했다'는 것.
먹을 것도 없고. 더러우며. 심지어 물까지 새는 집에 누가 놀러오겠나. 나같아도 안가. 쳇.
"세상이 혹여 당신을 찬밥 취급 한다해도, 서러워말고 '우리'집에 오세요. 다른 건 몰라도 찬밥 한끼와 누추한 잠자리는 내어줄 수 있어요." 이것이 내가 꿈꾸는 '이른바, 찬밥 연대'의 모토 되시겠다. 그 어떤 최악의 상황에 내몰리더라도, 비루하나마 쉴 수 있는 공간과 토닥토닥해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 이것만큼 사는 데 있어,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데 있어, 든든한 원동력이 어디있겠는가. 거창하고 대단한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딱 이만큼의 '꼬뮨'정신만 여기저기서 실천된다면, 그 아무리 지독한 신자유주의 세상 속에서라도 꽤나 살맛날 것같다.
하지만, 이렇게 소위 '다방 마담' 같은 삶을 살려면, 돈도 있어야하고. 아는 것도 많아야하고. 말도 잘해야하고. 무엇보다 부지런해야하는 것이다!! 어느 것 하나 제대로 할 수 있는게 없으니, 아직까지도 연대원이 단 두명인거겠지? (ㅋㅋ) 헛소리는 그만하고.. 명절 연휴에 누군가에게 김치찌개라도 하나 끓여주려면, 오늘은 밤을 새서라도. 어떻게든. 대처 방법을 강구해야한다. 내일부터 휴가는 시작되지만, 왠지 내일의 기상시간이 두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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