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2월 22일 월요일

프렌치시크와 아메리칸그런지

  모름지기 데이트에 있어 그 어떤 일반적인 법칙이 있을 수 있겠냐마는... 매번 주말이 다가올 때마다, 마음 속으로 되풀이해 읊조리는 것이 있다. 다름아닌, '지나치게 몰입하지 말자'라는 것... 연애란 굳이 이분법적으로 나누어 보자면, 일상의 일부분이라기보다는 비일상의 일부분인 건데, 거기에 대고 마치 그것이 마지막이라도 되는양 '투머치'해서는 곤란하다는 말이다.  

 

 사실 일상이란 다분히 필연적인 것들의 연속이다. 밥을 먹고 똥을 싸고 출근을 하고 잠을 자는 일.. 아무리 반복되는 그것들에 지치고 피폐해졌다해서, 전혀 상관없는 우연에다 대고 한풀이하듯 피곤함을 보상받으려 해서는 안되는거다. 우연이란 자고로 우연이여야 아름다운 법. 이를 억지로 '필연의 평면' 안으로 끌어들이려하면 문제가 될 수 밖에 없다. 빛나는 우연에 자꾸만 집착해 일상화하려한다면, 우연은 더이상 우연이 아니게 되어버리는게다.

 

 (사랑의 정의를 섣불리 내리는 일이 그 얼마나 위험한 일이겠냐마는...) 내게있어 사랑이란, 필연에 지쳐있는 우리의 영혼을 위로하러 찾아온 우연과 같았다. 사랑으로 꽉 막힌 일상을 위로받고 있자면, 나도 모르게 풍성한 5월의 작약 꽃잎들 속에 푸욱 박혀 쉬는 것같은 망상에 곧잘 빠지곤 한다. 하지만, 이게 생활이, 일상이 되어봐라. 절대 위로받을 수 없다. 필연의 시궁창에 오염된 가짜 우연이 되버리기 때문이다.

 

 지나치게 화려해서도, 보잘 것 없이 소박해서도 안되는 것... 요즘들어 부쩍 시크하면서도 따뜻한, 평범하면서도 비일상적인 연인이 되고싶어진다. 리얼리티 티비쇼에서나 나올법한, 자기관리를 열씸히해 사랑받고 싶다는 뻔한 방법이 아닌, 특별한 우연에 걸맞는 또다른 우연이 되고싶다는 욕심이랄까. 이러한 역할에 걸맞기 위해서는, 매순간 어떻게 처신해야하나 싶어, 사실은 아주 약간 초조해지고 있다.

 

 

ps. 이런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우연을 정형화하려는 과욕에서 비롯된거겠지.

pps. Beck 오빠는 굳이 따지자면, 그런지보단 모즈에 가깝지만서도 일단은 그냥 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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