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소연하며 한숨을 지으며
세상을 괴로워 하는 사람들이여!
말을 나쁘지 않도록 좋이 꾸밈은
닳아진 이 세상의 버릇이라고, 오오 그대들!
맘에 있는 말이라고 다 할까보냐.
두세 번 생각하라, 우선 그것이
저부터 밑지고 들어가는 장사 일진댄.
사는 법이 근심은 못 가른다고,
남의 설움을 남은 몰라라.
말 마라, 세상, 세상 사람은
세상에 좋은 이름 좋은 말로써
한 사람을 속옷마저 벗긴 뒤에는
그를 네길거리에 세워놓아라, 장승도 마찬가지.
이 무슨 일이냐, 그날로부터,
세상 사람들은 제가끔 제 비위의 헐한 값으로
그의 몸값을 매기자고 덤벼들어라.
오오 그러면, 그대들은 이후에라도
하늘을 우러르라, 그저 혼자, 섧거나 괴롭거나.
(진달래꽃, 미래사)
펼쳐두기..
말을 한다는 것은 참 쉽지 않은 일이다. 매일같이 끊임없이 하고는 있는데, 당췌 무엇을 말하는지 모를 때가 많고, 그럼에도 왜 계속 말하게 되는지.. 도무지 이유를 알 수 없는 것. '모든 언표행위는 명령어이다'라는 명제를 들으면, 정말로 내 모든 발화행위가 모조리 명령의 의도를 지닌 것 같다가도, '말이란 결국 재구성되지 못하고 허공으로 사라지는 것'이란 이야기를 들으면, 정말로 그래보이는거다. 정체도 알 수 없고, 실체도 보이지 않는데, 그럼에도 꾸역꾸역 만들고 내뱉어지는 말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생성되는 기억들.
어제, 밀린 숙제를 정리하고 서대문 커피숍을 나서는 순간에 전송된 메시지는 가슴을 이상하리만치 뛰게 만들었다. 조용히 그리고 여러번 문자들을 입으로 소리내어 읽어보았다. 결국 밤새 하고 싶은 말들이 끝없이 차올라 회신 불가능한 번호에 대고 수 개의 메시지를 전송해버렸고, 당연하게 그 모두는 허공으로 소멸되었다. 사실 내뱉었던 말들 모두 소멸되어 다행인 먼지 같은 것들이였기에, 아주 약간 안도감이 들었다.
그냥 이렇게. 먼지처럼 기억되지 않을. 허공으로 사라질 말들만을 내뱉으며 살고 싶다. 단순히 겉멋이나 수사어구가 아니라, 이건 정말 나이들수록 점점 더 절실하고 간절해지는 바램이다. 말이란게 참, 사는 법만큼이나 쉽지 않은 일이다. 언제나 섧거나 괴롭거나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