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온 일년' 내지는 '살아갈 십년' 따위의 단위를 붙인 시간을 언급하며, '사는게 참 쉽지 않다'는 말을 어렵지 않게 내뱉곤 한다. 하지만, 시간의 구성단위가 세분화될 수록, 이는 종종 망각되곤 한다. 이러한 망각 없이, 매분 매초 자신을 휘감는 정서에 온전히 빠져든다면 사는 일은 정말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그 아무리 아픈 서사의 순간을 경험하고도 하루종일, 일주일 내내 울고만 있는 사람이 드문 이유 역시 그때문이다. 역설적인 두가지 혹은 다수의 정서를 동시에 경험하며, 어느 한가지를 쉽게 지지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정신 분열'이란 병명이 붙는 것은, 이러한 망각의 능력을 다수가 보유하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통일된 한가지 정서만에 휩싸여, 오롯히 그것에만 휩싸여 있을 수 있다면, 오히려 삶은 훨씬 편해질 지 모르겠다. 아예 개인별로 타고난 정서란게 정해져 있다면... 그래서 평생 동안 다른 정서는 모른채 살아갈 수 있다면 좋겠다. 슬픔이나 아픔을 타고난 이들에게는 너무 잔인한 일이지 않겠느냐는 반문이 뒤따를 생각이겠지만, 어차피 기쁨을 평생 모른다면 비교대상이 없으니 그렇게까지 힘든일은 아닐지도 모른다. 시간으로 단위를 나눌 수 없을만큼의 매 순간, 반대되는 정서들이 교차되는 괴로움이 그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을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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