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좀 품위있어 '보이고' 싶다. 설령 밥을 굶었더라도. 잠을 못잤더라도. 피곤에 찌든 얼굴과 종종 걸음으로 '나 바쁘요'라는 티를 내고 싶지는 않다는 것이다. 이걸 부르주아적 허영이라해도 어쩔 수 없어... 실제로 물 밑에서는 갈퀴를 정신없이 흔들고 있더라도, 물 밖에서는 유유한 백조같은 '애티튜드'를 지니고 싶다. 한량이나 룸펜이 될 수는 없어도, 최소한 그렇게 보이기라도 했으면 좋겠다.
요사이, 버스만 탔다하면 고개를 꺾은 채 숙면을 취하질 않나. 대화 도중(!)에 꾸벅꾸벅 졸질 않나... 평일엔 잠이 부족해 사실 좀 힘들다. 수면시간을 줄여 어떻게든 해당 스케쥴을 맞추면, 그 다음 스케쥴을 따라가는데 필요한 시간은 대략 0.5배 정도 늘어나게 되는데... 학생도 아니면서, 집중력을 논한다는게 쵸큼 우습긴 하지만서도... 무엇에든 몰입할 수 없게끔 집중력이 떨어져버리는 것이다. 그러다보면 점점 더 수면시간은 줄기 마련이고... 이러한 악순환이 무한 반복되시는 중이다. 그나마 주말만이라도 제법 푸욱 자고 끼니같은 끼니를 때우고 있기에, 숨이라도 붙이고 사는 셈.
영화도 봐야하고. 음악도 들어야하고. 책도 읽어야하고. 글도 써야하고. 친구도 만나야하고. 사랑도 해야하고. 효도도 해야하고. 돈도 벌어야하고... 히유- '할 일'은 태산인데, 실제로 '해낸 일'은 미미하고, 피곤만 누적되는 나날들...
나란 여자. 이제는 누가 봐도 제법 '바빠 보이는' 여자이며, 때에 따라 '벅차 보이기'까지 한다는데.. 요즈음은 '밥은 먹고 다니냐', '왜 이리 퀭 해보이냐' 라는 소리를 아예 달고 산다. 머리 속에서 자꾸만 '주의 경보' 싸이렌이 울리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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