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2월 26일 금요일

쓴다는 것은 무엇인가

오늘로서, 5일째.. 밤잠까지 설치며, 어찌어찌 두 편의 글의 초고를 마무리 지었다. 이번 글쓰기는 그 과정이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뭐라 표현할 수 조차 없을 정도... 진이 다 빠져버렸다. 사실 그동안, 글쓰기에 있어, 큰 압박을 받아본 적이 거의 없었기에, 이렇게까지 힘들다는 걸 미처 몰랐던거다. 새삼스레 매일같이 글을 토해내야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대단해보여, 존경의 마음까지 생길 정도...

 

"비록 작가일지라도, 작가로서의 문장보다 인간으로서의 문장을 쓸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진실한 문장은 없을 것이다." (문장강화 中)

각각 주제가 동떨어진 두편의 글을 쓰며, 그 막막함에 어찌해야할 바를 모르고 있을 때, 책장에 꼽혀있던 '문장강화'가 눈에 띄었다. 한때 소설 좀 써보겠답시고, 사놓은 책이다. 예전엔 부끄럽게도 쓰는 일이 어려운 일이라 생각하지 못했다. 그냥 마음가는 대로 질러대도, 남들은 잘쓴다 잘쓴다며 칭찬해주었기에, 정말 거리낌없이 쓸 수 있었다. 하지만, 막상 제대로 산문이란 걸 써보려하니, 더이상 싸이월드식 글쓰기로는 해결되지 않는, 그 어떤 '넘사벽' 이 나타나더라. 그때 우연히 손에 쥐게 된 이태준의 '문장강화'... 고백컨데, 당시에는 뭐 이리 뻔한 말들만 써놓은 책이 있나 싶어 실망스러웠다. 검정교과서만큼이나 평범하고 지루해보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거의 끙끙 앓는 심정으로, 책에다 꼼꼼히 줄까지 쳐가며 다시 읽었다. 주문을 외는 심정으로 문장의 의미를 되씹었고, 인용문이 주는 문체의 뉘앙스에 귀를 기울였다. 그 결과, 어쨌든 글을 쓰긴 썼으니, 쓸데없는 일은 아니었나보다. 결코 응답받았다 보일만큼의 세련된 글은 아니지만, 현재의 내가 가진 고민들이 어느정도 글에서 보인다.

 

 아주 쓰는 일이 '죽갔다'고 징징거리는 내게, 주변에선 '무슨 작가 하나 난 것 같다'며 놀려댔다. 그렇게까지 욕심을 부릴 일이냐고. 그까이꺼 그냥 대강 하라고 말했다. 그러게.. 다 해놓고 나니, 왜 이렇게까지나 욕심을 부렸었나 싶어 조금 쑥스러워진다. 어차피 다 나 좋으려 하는 일들인데, 지나치게 오버하긴 했네.

 

 어쨌든, 결과의 질을 떠나 '끝'내놓고나니, '끝'장나게 후련하긴 하다아- :) 모처럼 편한 마음으로 산책도 하고, 영화도 보고싶다. 몇 주째, 책표지만 만지작거고 있던 사르트르의 '문학이란 무엇인가'도 드디어 읽을 수 있구나아-. 다다음주로 예정된 '콩나물 국밥 투어'도 준비하고, 다다다음주로 생각하고 있는 섬진강 꽃구경 사전 조사도 해보아야지. 하하.

(S야! 부럽쥐? 그러니 너도 얼른 쓰셈요. 같이 남산 가야쥐..ㅋ)

 

댓글 2개:

  1. 남산 못가서 미안요..ㅠㅠ 이번주엔 날씨도 꿀꿀했으니 조만간 꼭 갑시다!ㅎㅎ 고생하셨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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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미쓰송 - 2010/03/02 00:24
    그날은 워낙 봄비가 질척하게 와서, 어차피 못갔을듯..ㅋ

    그나저나 나, 산엔 언제 가실 수 있는거니? 왜 4월까지 달력이 빽빽한거니?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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