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이 오면, 한가해질 것 같았다. '3월에는 한가해지고 싶었다'가 정확한 표현일 수도 있겠다. 그저 잠시 숨 좀 돌리고, 봄기운을 만끽하며 '쉬고' 싶다. 아아-무 것도, 아아아-무 생각도 없이 그저 쉬고 시플 뿐이다아. 하지만, 나의 3월 달력은...
7日 : 리꼽스까야 & 레르몬토프 장편 詩 셈나, 뒷풀이
8日 : 군주론 읽기
9日 : 음악회
10日 : 군주론 발제문 작성, 철학이란 무엇인가 읽기 ★
11日 : 군주론 발제, 뒷풀이
12日 : 들뢰즈 셈나
13日, 14日 : 전주
15日 : 성 읽기★
16日 : 지리철학 발제문 작성, 4대강 화토
17日 : 카프카 셈나 시작? 그렇다면 성 발제
18日 : 군주론 셈나★
19日 : 지리철학 발제
(★는 폐기작업 강제 야근의 날)
지랄맞게도 이런 식인 것.
더이상 '악'소리 조차 나오지 않는다. 이러다간 정말이지, 잡아 먹힐 것만 같아. 하하
상황이 이렇다보니, 어디가서든 힘들다고 표를 내기 마련이다. 다른건 몰라도, 가족이나 애인한테까지는 티내고 싶지 않았는데 말이지... 아프다는 말이나 힘들다는 말로, 가까운 이들의 걱정을 사는 일은, 내 사전엔 절대 있을 수 없던 일... 헌데 요샌 왠일인지, 말끝마다 '힘들어 죽갔다'를 달고 산다. '힘들다'는 말을 뱉고나면 정말로 힘들어져, 갈수록 점점 더 힘들어지게 되는거다.
흔히들, 중요한건 '마음가짐'이라고 하지만, 이럴때 보면 마음 역시 신체의 일부일 뿐이라 느껴진다. 그 아무리 열정과 의지로 무장하려해도, 체력이 뒷받침해주지 못하면 모래 위의 누각같은 모양새가 되버리는 것. 매번 아프다고 징징대는 것보다야, 홍삼엑기스라도 하나 더 챙겨먹는 편이 사태의 해결에 있어 훨씬 더 유익할 것이다. 허나 그럼에도 현명하지 못하게, 계속 칭얼대는 이유는 단 하나. 이제 슬슬 '핑계'란 게 필요해졌다는 뜻이다.
아프다는 말을 습관처럼 달고 사는 이를 신뢰할 수 없는 이유, 역시 이 때문이다. 핑계를 찾는다는 건, 언젠가 (핑계를 이유로) 내팽개칠 수 있다는 의미인 것. 당장 숨이 꼴깍 넘어갈 것 같은 상황이 아니고서야, 아픔을 견딜 줄도 알아야하는거다. (역시나 변태같은 이야기이겠지만) 견디는 수준을 넘어 아픔을 즐기게 되는 경지라면, 그 전에 보이지 않던 무언가 다른 것들도 보이게되겠지.. 그러니, 제발 좀 아프다고 징징대는 일을 여기서 멈춰야하는데... 가진 것 없는 내게 공부와 연구실은 최후의 노후 대책인 것인데... 시작한지 얼마나 됐다고 이러고 있는건지, 매우 한심스럽다. 끌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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