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3월 16일 화요일

내가 바라보는 / 이승희

 

 

처마 밑에 버려진 캔맥주

깡통, 비 오는 날이면

밤새 목탁 소리로

울었다. 비워지고 버려져서 그렇게

맑게 울고 있다니.

버려진 감자 한 알

감나무 아래에서 반쯤

썩어 곰팡이 피우다가

흙의 내부에 쓸쓸한 마음 전하더니

어느날, 그자리에서 흰 꽃을 피웠다

 

그렇게 버려진 것들의

쓸쓸함이

한 세상을 끌어가고 있다.

 

(저녁을 굶은 달을 본 적이 있다/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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