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3월 3일 수요일

하도 햇볕이 다냥해서 / 신석정

 

 

하도 햇볕이 다냥해서

뱀이 부시시 눈을 떠보았다.

 

- 그러나 아직 겨울이었다.

 

하도 땅속이 훈훈해서

개구리도 뒷발을 쭈욱 펴보았다.

 

- 그러나 봄은 아니었다.

 

어디서 살얼음 풀린 물소리가 나서

나무움들도 살포시

밖을 내다보았다.

 

- 그러나 머언 산엔 눈이 하얗다.

 

핸 멀찌막히 「驚蟄」을 세워놓고

이렇게나 따뜻하게 비췰 건 뭐람?

 

- 그러나 봄 머금은 햇볕이어서 좋다.

 

미치고 싶도록 햇볕이 다냥해서

나도 발을 쭈욱 펴고 눈을 떠본다.

 

- 그러나 「立春」은 카렌다 속에 숨어 하품을 하고 있었다.

 

 

(아직은 촛불을 켤 때가 아닙니다 / 미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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